
솔직히 저는 운동을 열심히 하면 건강해진다고만 생각했지, 단백질을 너무 많이 먹어서 병원 신세를 지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습니다. 통풍은 중년 남성이 맥주를 너무 마셔서 걸리는 병이라고만 여겼는데, 막상 제 엄지발가락이 빨갛게 부어오르고 이불조차 덮지 못하는 상황이 오고 나서야 이 병이 나이를 가리지 않는다는 걸 몸으로 깨달았습니다.
통풍은 중년병이다? 퓨린과 요산 수치가 핵심입니다
통풍을 중년층만 걸리는 병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는데, 저는 그 생각이 이제는 많이 달라져야 한다고 봅니다. 실제로 국내 통풍 환자 약 49만 명 중 30대 이하가 12만 명에 달한다는 수치는 적지 않은 충격이었습니다(출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풍은 퓨린(Purine)이라는 물질을 몸이 처리하는 과정에서 만들어지는 요산(Uric Acid)이 제대로 배출되지 못하고 체내에 쌓이면서 발생합니다. 여기서 퓨린이란 세포 내 유전자 구성 성분으로,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에 특히 다량 함유되어 있습니다. 소고기·닭고기·돼지고기 같은 육류는 물론 고등어·참치 같은 등 푸른 생선, 곱창이나 순대 같은 내장류에도 퓨린이 집중되어 있습니다.
저는 헬스를 열심히 하던 시절에 단백질 섭취량에만 집착했습니다. 닭가슴살을 하루에 두 덩이씩 먹고, 참치캔을 간식처럼 먹었습니다. 운동하면 다 소화된다고 믿었죠. 그런데 과도하게 섭취된 퓨린은 몸이 감당할 수 있는 한계를 넘으면 요산 수치를 끌어올리고, 신장이 이를 소변으로 다 배출하지 못하면 혈중에 요산이 축적되기 시작합니다.
고요산혈증이 방치되면 생기는 일
혈중 요산 농도가 정상 범위를 초과한 상태를 고요산혈증(Hyperuricemia)이라고 합니다. 여기서 고요산혈증이란 혈액 속 요산 수치가 기준치인 7mg/dL를 넘는 상태를 의미하며, 이 상태가 지속되면 용해되지 못한 요산이 바늘 모양의 결정체를 형성해 관절 주변에 침착하게 됩니다. 그 결정이 면역 세포의 공격을 받으면서 극심한 염증 반응, 즉 통풍 발작(Gout Attack)이 일어나는 것입니다.
제가 직접 겪어보니 그 통증은 말로 표현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엄지발가락 관절이 벌겋게 달아오르고, 이불 끝이 살짝 스치기만 해도 비명이 나올 것 같았습니다. 열이 오르고 오한이 심해서 몸살인 줄 알고 해열제만 먹다가 며칠을 버텼는데, 결국 병원에서 통풍이라는 진단을 받았습니다. 그때부터 수개월간 슬리퍼 외에는 신발을 신을 수 없었고, 밤에 통증이 가장 심해서 제대로 잠을 자지 못한 날도 수없이 많았습니다.
더 무서운 것은 통풍을 단순한 관절통으로 여기고 방치했을 때입니다. 요산 결정이 관절 주변에 계속 쌓이면 통풍 결절(Tophus)이 생겨 관절 자체를 손상시키고, 신장에 쌓이면 신장 기능 저하나 요로결석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통풍 결절이란 요산 결정이 피부 아래 굳어진 덩어리로, 외형적으로 혹처럼 만져지는 상태를 말합니다. 단순한 발가락 통증이 신장 질환으로 번질 수 있다는 사실이, 제가 이 병을 가볍게 볼 수 없게 된 이유입니다.
통풍 발작이 찾아오기 전에 미리 확인해야 할 것들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 혈액 검사로 요산 수치(기준: 7mg/dL 이하) 확인
- 퓨린 함량이 높은 식품(내장류, 등 푸른 생선, 붉은 육류) 섭취 빈도 점검
- 수분 섭취량 확인 (하루 2L 이상의 물 권장)
- 과당이 포함된 음료(탄산음료, 과일주스) 및 알코올 섭취 습관 점검
요산 배출을 돕는 식습관, 실제로 해봤습니다
통풍 진단 이후 저는 식단을 상당히 바꿨습니다. 동물성 단백질을 최대한 줄이고, 술을 완전히 끊었습니다. 가장 신경 쓴 것은 수분 섭취였습니다. 요산은 기본적으로 소변을 통해 배출되기 때문에, 물을 충분히 마시는 것이 요산 배출의 핵심 조건입니다. 저는 당이 많이 든 음료가 아닌 생수를 하루 2리터 이상 마시는 습관을 들였습니다.
일반적으로 운동을 많이 하면 건강해진다고 알려져 있지만, 제 경험상 통풍에 있어서는 운동의 종류와 강도, 그리고 그에 맞는 식이 조절이 함께 가야 한다는 것을 뼈저리게 느꼈습니다. 과격한 무산소 운동보다는 체중을 적정 수준으로 유지할 수 있는 유산소 운동이 요산 수치 관리에 더 유리하다는 시각도 있습니다. 체중이 증가할수록 요산 생성량도 늘어나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는 하루 당류 섭취량을 50g 이하로 권고하고 있는데, 과당은 체내에서 요산 생성을 촉진하는 작용을 합니다(출처: 세계보건기구). 여기서 과당(Fructose)이란 과일이나 액상 과당이 첨가된 음료에 많이 포함된 단당류로, 체내 대사 과정에서 퓨린 분해를 자극해 요산 수치를 올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물 대신 과일주스나 탄산음료로 수분을 채우는 습관이 있다면, 통풍 관리에서는 오히려 역효과가 날 수 있습니다.
통풍은 관리하기 나름인 병이라는 말을 이제는 실감합니다. 식단을 바꾸고 물을 열심히 마시고 체중을 유지하면서 통증 없이 지내는 날이 점점 늘었습니다. 물론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습니다. 요산 수치는 주기적으로 혈액 검사를 통해 확인해야 하고, 퓨린이 많은 음식은 여전히 조심해야 합니다.
아직 통풍을 경험하지 않으셨다면, 지금 당장 혈액 검사 한 번으로 자신의 요산 수치를 확인해 보시길 권합니다. 통풍은 한번 발작이 오면 평생 관리해야 하는 질환이기 때문에, 예방이 치료보다 훨씬 수월합니다. 이 글은 저의 개인적인 경험과 의견을 공유한 것이며, 전문적인 의료 조언이 아닙니다. 증상이 의심된다면 반드시 의료기관에서 정확한 진단을 받으시기 바랍니다.